스티브 크룩,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book

1월의 어느 연차날


Part1.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회사의 프러덕트를 만들면서 기획, 디자인, 개발팀이 함께 UI/UX 를 고민하는 자리가 종종 있었다. 다른 회사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기획서에 기능 정의 뿐만 아니라 러프한 화면 목업도 함께 나왔기 때문에 개발에 들어가기 전 기획,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리뷰하는 방식이었다. UX란 무엇일까? 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판단을 내리는 관점은 딱 하나였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 해보기. 완전히 디자인적(graphic)인 이슈는 주관의 영역일 수 있기에, 기능 자체나 UI 에 기능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아래의 항목 등으로 피드백을 드렸다.

  • (1) 이 기능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UI 일까요? - ex) “캐러셀 형태의 디자인에 스와이프(swipe) 액션은 사용자가 쉽게 넘겨볼 수 있는 UI 이기에 가벼운 정보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근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캐러셀 UI의 각 항목 안에서 사용자는 중요한 행동을 수행해야 해요!”

  • (2) 같은 기능은 같은 UI로 표현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쉽게 익숙해질 수 있어야 하고, 실은 구현하는 개발자 입장에도 편합니다..)

  • (3) 사용자가 이 기능을 수행하는데까지(=목적을 달성하는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ux-ex(1)

(3)의 피드백 예시


사실 나는 불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디자인이 복잡해진다 라는 말을 지지하는 입장이여서, 이 기능이 정말 필요한지 에 대한 고민도 넓은 범위의 사용성에 포함된다고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다시 기획으로 거슬러 올라 가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관적인 의견을 주고 받기도, 비슷한 레퍼런스를 참조하기도 했는데 “서로가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결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레퍼런스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게 맞는가?” “UX에 특화된 전문가가 부재한 상황이라면(또는 촉박한 일정 등의 다른 이슈가 있다면) 이 영역은 기획자의 역할인가? 디자이너의 역할인가? 개발자의 역할인가?” 와 같은 고민이 따라왔고, 정답을 조금이나마 찾고 싶어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참고: Part2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을 맥락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책의 목차와 정리된 내용의 순서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또한 저자의 의견과 제 의견을 구분하기 위해, 후자는 【 】 로 표기를 추가하였습니다.


Part2.

사용성은 상식이고 절대적인 사용성 원칙은 없다.

여력이 된다면 사용성 전문가를 고용하는 편이 무조건 더 좋지만 사용성 개선은 상식 수준의 작업이기 때문에 누구나 배우고 적용할 수 있다. 상식이란 누군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기 마련이니까. 사용성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것이고 사람이 사물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절대적인 원칙은 없다. 사용성에 속하는 특성으로 거론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ux_define

【달달 외우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사용성 논의가 있을 때 이 항목들을 참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절대적인 사용성 원칙은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럼에도 하나의 원칙을 정하라면 “사용자를 고민에 빠뜨리지 않는 것” 이다. 이 말은 웹 페이지를 최대한 자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웹사이트가 자명해야 하는 이유: 사용자는 웹 페이지를 읽지 않는다. 훑어본다.

웹 사이트에는 보통 무언가를 찾기 위해 들어간다. 훑어보기로 했다면 안내에 따라서 사이트의 계층구조를 찾아볼 것이다. 찾던 항목이 눈에 띄지 않으면 그 사이트를 떠난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사이트에 처음으로 들어갔을 때, 아래 4가지 질문에 최대한 빠르고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1. 이게 무슨 사이트지?
  2. 이 사이트에서 무엇을 할 수 있지?
  3. 이 사이트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거지?
  4. 비슷한 다른 사이트가 있음에도 내가 이 사이트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뭐지?
【위의 질문들에서 '사이트'를 '서비스'로 바꿔보고, 그에 대한 내용이 '웹 사이트'에 녹여져 있는지 점검해보면 어떨까?】


훑어보는 것 이외에 두 번째 진실은 “사용자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는다. 최소 조건만 충족되면 만족한다.”, 세 번재 진실은 “사용자는 작동방식까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적당히 임기응변한다.” 이다.


광고판 디자인 첫 걸음: 훑어보기 좋은 디자인

  • 관례를 이용하라
    • 명료성이 일관성보다 더 중요하다.
  • 시각적 계층구조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라
  • 페이지의 구역을 또렷하게 구분하라
  • 클릭할 수 있는 요소를 명확히 표시하라
  • 주의를 흩뜨릴 만한 요소를 없애라
  • 내용을 훑어보기 좋은 방식으로 구성하라

동물입니까, 식물입니까, 무생물입니까? : 사용자가 고민 없이 선택하길 좋아하는 이유

특히 유저가 직접 ‘선택’ 해야 하는 영역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

apple

출처: 애플 공식 홈페이지
【apple의 가격 비교, 옵션 선택 영역은 어떤 웹사이트 보다 명확하고 멋진 것 같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문구에서도 "원하는 모델을 선택하세요. 당신에게 알맞은 모델은?", "맘에 드는 마감을 선택하세요." 등으로 내 선택을 존중 받는 느낌이 든다. 】



표지판과 빵 부스러기: 내비게이션 디자인하기

LA 에서 드라이브하기 즐거운 데는 이유가 있다. 도로 표지판이 크고, 도로표지판을 적절한 위치에 두었다. 모든 페이지에는 이름이 필요하다.


사용성에 대한 토론이 시간만 낭비하고 끝나는 이유와 방지 대책

  • 웹 사이트 작업을 하는 모든 이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이다. 우리 모두 웹 사용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웹 사용자가 그럿듯 우리도 웹 사이트 구성 요소에 대한 강한 호불호가 있다.

  • ‘평균 사용자’ 라는 신화: 개인적, 직업적 의견의 충돌이 정체기에 들어서면 대화는 보통 사용자 대부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즉 평균 웹 사용자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평균 사용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나도 사용성에 대한 논의를 몇 번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마음속으로는 당연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오로지 나의 호불호이며, 의견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한 가벼운 말이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앞으로는 이렇게 논의를 진행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결정하는가? 사용성을 평가하라.


적은 비용으로 사용성 평가하기 - 여러 번 해도 부담 없는 간단한 사용성 평가 방법

content

출처: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 저자: 스티브 크룩의 126page와 149page


126page에 회사 내에서 사용성 DIY 평가를 하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있다. 사용성 평가를 하고 난 뒤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먼저 고치는데 가차 없이 집중하라(149page).


Part3.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thinkingjpeg

프러덕트(=제품)의 사용성과 프러덕트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의 사용성을 평가할 때 평가 기준의 우선 순위(가중치)가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프러덕트의 사용성은 사용자 자체가 이미 구매한 고객이니 ‘학습 용이성’, ‘기억 용이성’, ‘효율성’을 우선 순위로 두어 제품을 부드럽게 사용하고 기능에 익숙해지게 하는데 높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 프러덕트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의 사용성은 구매를 하기 위한 잠재 고객이니 유용성(자세히는 위에서 웹사이트가 자명해야 하는 이유에서 소개한 4가지 질문)과 옵션 선택 영역의 중요도를 높이고 그것을 적절한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은 DIY 사용성 평가와 사용자 리뷰(데이터 등)으로 알 수 있지만, 아직 만들기 전인 기획 단계에서의 사용성 평가는 같은 방식으로 불가능하다. 주관적 의견 보다는 다른 서비스의 훌륭한 레퍼런스를 참고하고, 우리 제품의 기능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게 맞는지 최선을 한 번 더 고민해보면 어떨까.

결국 협업을 더 잘하기 위한

앞서 UX는 기획자의 역할인가? 디자이너의 역할인가? 개발자의 역할인가?” 라는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제는 UX가 어떤 한 직무의 역할과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 분야별로 ‘잘’ 볼 수 있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제품의 히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와 기능은 무엇인지, 우리 서비스의 다른 기능이나 성격과 어우러지는지, 명확성을 가지는지 등을 고민하는데 최장점이 있고 디자이너는 내가 표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데 최장점이 있다. 개발자는 기술적 문제로 사용성을 해치지는 않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구현하면서 알 수 있는 디테일한 로직에서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등의 개선점을 파악하는데 최장점이 있다. 결국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서로의 직군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빈 곳을 메꾸며 함께 만들어 갈 때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