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의 책과 영화
나는 책과 영화를 좋아한다. 일상 생활을 살면서 타인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의 (진짜) 삶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잠시 정신을 놓치면 오늘 내 하루도 잘 챙기지 못하는 걸. 이런 면에서 책과 영화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때로는 공감하며 위로해주고, 어떤 경우에는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나를 제곱만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깊은 대화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2019년 1월에는 3권의 책 을 읽었고 5편의 영화 를 보았다.
Chapter1.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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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회사에서 내가 사용하는 영어 이름은 미셸(michelle)이다. 미국의 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영화배우인 미셸 로드리게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도 따라 지었다. 이 책은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으로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잘나가던 변호사 시절, 의미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시절, 오바마를 지지하는 선거 운동 기간부터 8년 간의 영부인 시절과 그 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커밍을 딱 한 줄로 표현하자면 미셸 오바마가 그녀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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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싸웠어야 했다. 그래야만 했고, 그래야만 한다. 내가 그녀에게 부러웠던 (노력을 포함한)재능은 참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타고난 고집과 승부욕 이 제일 부러웠다. 그녀는 중산층의 흑인이며 여성으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쭉 불합리함과 차별, 편견과 맞서 싸워야만 했다. 하지만 현실의 차가움에 절망하는 대신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알았다. 반면에 20살 이전까지의 나는 목표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법을 몰랐고 이제야 조금씩 배워가는 중인 듯 하다. 컴퓨터 공학 전공인 나는 문제를 푸는데 뛰어난 남자 친구들보다 2-3배는 더 걸린다는 사실에 너무 쉽게 좌절했고 IT 박람회, 기술 컨퍼런스에 가면 타인들이 ‘개발자 지원하신다구요? 기획자 아니구요?’ 라고 하는 말을 듣는데 지쳤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다보니 진짜 잘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대신 비교적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물론 되돌아보니 그 때의 내 선택도 치열했으며 좋아했기 때문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 수 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실패해도 좋으니 더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며 달려나갔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쉽게 내뱉는 말 한마디에 좌절하지 않는 법을 배웠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화하고 노력하는 시간들을 쌓는 법도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건 분명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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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일하고 높은 연봉을 받던 잘나가던 변호사 시절에 지금 하는 일이 과연 의미있는지, 강박적으로 추구해오던 보상이 자신이 정말 원하는 보상이었는지 고민했다. 노력 끝에 얻은 수많은 혜택을 내려놓고 박봉의 시청 직원으로 돌아가는 그녀를 보며 매일 밤 용기를 얻었고 응원을 받았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이야기하는 꼭두각시 대신에 직접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 보자고. 내 옆에는 미셸이 있었다.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고상하게 법률을 논하던 단정한 비현실로부터 현실적이고 활기찬 현실로 도약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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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그늘을 넘어 스스로 행복하기. 아무래도 남편이 버락 오바마이다 보니 미셸의 삶은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자신의 커리어를 내려놓고 그의 선거 운동을 따라다녀야 했고, 두 아이를 혼자 키워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스스로의 행복에 자신이 많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았고 움직였다. 책의 중반에는 오바마의 이야기가 꽤 많이 나와서 ‘이 책은 미셸의 이야기 아닌가? 왜이렇게 오바마 이야기를 많이 하는거야?’라는 작은 불만을 가졌었는데.. 오바마를 배우자로 선택한 것도 미셸이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또 다른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도 미셸이였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오바마와 다른 색의 넓은 그릇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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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일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이 즐거운 여정을 언제까지나 함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우리 모두 서로를 초대하여 받아들이자는 것. 그러면 아마 우리는 덜 두려워할 수 있을 테고, 덜 속단할 수 있을 테고, 쓸데없이 우리를 갈라놓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면에서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완벽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어떤 목표를 정해두고 그곳에 다다라야만 한다는 말도 아니다. 우리가 자신을 남들에게 알리고 들려주는 것,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는 것, 자신만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힘이 된다. 그리고 기꺼이 남들을 알고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은 고귀한 일이다. 내게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무엇인가가 되는 일이다.” ― Michelle Ob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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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1월의 어느 휴일에는 교보문고에서 시집 한 권을 사서 다 읽었다. 평소에 시는 거의 읽지 않는데 고민이 많던 시기이기도 했고, 주변의 소란스러움 때문에 심적으로 지쳐있어서 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역시 직관적으로 끌리는건 이유가 있나? 예상외로 큰 위로를 받았고 어느 한 시는 마음에 너무 남아서 출근을 위해 회사로 올라가기 전 차 안에서 한번씩 읽고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했다.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라는 시이다. 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중용이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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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나는 지금 개발자도 아니고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항상 개발, 기술에 가까이 있으며 IT 기업의 문화와 분위기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그들의 만들어 내는 가치와 업무 방식, 공유 문화를 좋아한다. 어쨌든, 애자일에 대한건 둘 째치더라도 함께 자라기 라는 키워드는 나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번째 챕터는 자라기, 두 번째 챕터는 함께, 마지막 챕터는 애자일 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가 정말 자랄 수 있을까?” - 머리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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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기 챕터를 통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걸까? 라는 물음에 “응, 조금은 그런 것 같기도해.”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앞으로 학습을 어떻게 계속 해나가야할지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동의했던 부분은 구인 과정에서 경력을 중요시하는 것 보다 1)구조화된 인터뷰 2) 실제 작업을 해보도록 하는 작업 샘플 테스트 3) 실제 업무를 주고 시험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일을 해보게 하는 것 등을 권장한다고 했는데, 아 실무에 들어가려면 이렇게 해야 하는거지! 라고 무릎을 탁 쳤다. 또한 의도적 수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동기와 피드백 이 필요하다는 말에 꽤 많이 동의했다. 나도 혼자 학습하는 과정에서 동기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지 항상 신경쓰며 최근에는 혼자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나만의 생각에 함몰되는건 아닐까, 좋지 않은 코딩 습관을 가지는게 아닐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는 방법 등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제시해주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할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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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최근 들어,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인이 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여 최종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일이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능력이 더 좋을지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할 수 있는 건 내 주위에 있는 동료들은 모두 사람이고, 감정을 절대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냉소주의가 퍼지는건 절대 막아야 하며 상대를 존중해서 기여하고 싶도록 만드는게 회사 입장에서는 200% 이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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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이 무엇인지는 아직 스스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결과물을 산출하는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하지 않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으며 짧은 주기의 기획-개발-피드백-수정 등을 거치는 작업 방식을 의미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슈퍼 슈링크’, ‘치료자 효과’ 에 대한 이야기였다. 치료자 효과란 설탕물을 받아먹더라도 뛰어난 의사한테 가는 경우가 치료 효과가 더 높다 는 실험을 통해 나온 이론이다. 이처럼 특정 기법의 효과보다 치료자 효과가 더 큰 리더들을 슈퍼 슈링크라고 부르는데, 책에서는 슈퍼 슈링크들을 찾고 그들을 연구하고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방법론을 쓰냐나는 문제보다도 누가 참여하는가가 훨씬 더 압도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요?”
이 문장을 읽으며 내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창의적으로 지도하는 법 등 교육에 방법론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일에 점점 흥미를 잃어버린 이유를 찾았다. 그 과정도 나름대로 의미있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보다 기술적+인간적으로 더 성장한 개인이 되어 리딩할 수 있는 능력을 뒷밤침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할 수 있었다.
Chapter2.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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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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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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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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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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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